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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이제 마라톤 아닌 100미터 달리기…메디라마 문한림 대표 "전력질주 돕겠다"
게시일 2024.04.23
조회562


지난 19일 서울 동작구 메디라마 본사에서 만난 문한림 대표가 임상 설계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메디라마', 바이오텍 신약 개발 프로세스 참여…"메디컬 디렉터 역할"

- "항암 신약 후보물질, 초기단계 적응증 선택부터 임상 설계 중요"


[더바이오 지용준 기자] 임상개발연구기관(CDRO) 메디라마가 한국의 항암 신약개발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설립 3년만에 국내 바이오텍 23곳으로부터 파트너사로 선택받았다. 


메디라마는 바이오텍에 비임상 단계부터 임상까지 단순히 '설계도'만 짜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의 시장성 평가, 개발 전략, 임상 설계, 운영, 임상 중 문제점 해결책 등을 모두 제공한다. 즉, 신약 개발 상업화 가능성과 함께 개발 속도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맞춤형 비임상·임상 전략을 제공하는 일대일(1 : 1) 쪽집게 과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 19일 <더바이오>는 서울 동작구 메디라마 본사에서 문한림 대표를 만났다. 문 대표는 앞서 13년간 가톨릭 의대 혈액종양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NIAID(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감염증 연구소) 연구과학자, 사노피-아벤티스 아시아 태평양 의학학술 총괄, GSK 아시아 종양학 임상개발 및 의학학술 총괄 등을 거치는 등 임상 개발에 있어 국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현재 메디라마에서 최고과학책임자(CSO)를 맡고 있는 문 대표는 “임상 개발의 방향성과 전략이 중요하다”며 “임상 개발 전략이 없는 신약 개발은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울 수도 있고 방향이 엇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은 크게 후보물질의 디스커버리 단계와 임상 단계를 나뉜다. 간단히 보면 디스커버리 단계를 거쳐 임상으로 진입하는 물질은 대략 100여개 중 1개 정도 수준이다. 후보물질이 임상에 진입하더라도 100%의 개발 성공을 의미하진 않는다.


항암 후보물질은 임상1상과 2상을 통해 각 안전성과 약물의 유효성을 확인한 뒤 대규모로 진행되는 임상3상에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 혹은 약물의 효과로 좌초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통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한 항암 후보물질 20개 중 1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FDA 허가 좌절 '신틸리맙'과 성공 '토리팔리맙'은 무엇이 달랐나


문 대표는 “많은 국내 바이오텍들이 비임상 이후 임상으로 넘어가면서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떤 질병을 목표로 두는지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질의 작용 기전에 따라 전략적으로 어떤 질병을 타깃할지 비임상 단계부터 정해야 한다”며 “표적 항암제는 타깃 질환이 정해져 있지만 면역항암제나 세포독성 항암제 등은 범용성이 있기 때문에, 비임상에서 또다른 적응증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임상 단계서 질환이 정해졌다면 이후부터는 속도전이다. 문 대표는 “대장암이나 폐암 분야에서 FDA나 식약처로부터 1~3등 안에 승인을 받지 못하면 그 약은 죽은 약이 된다”라며 “과거 마라톤 경주와 같았던 신약개발은 현재 100m 전력질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일라이릴리와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의 면역항암제(PD-1 항체) '신틸리맙'이 FDA 허가를 받지 못한 사례를 들었다. 이노벤트는 2022년 2월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신틸리맙과 페메트렉시드 병용 요법의 FDA의 허가가 좌절된 바 있다.


문 대표는 “2016년 이미 키트루다 병용요법으로 FDA의 허가를 받은 상황이었다”며 “당시 문제를 삼은 것이 중국 단일 국가 임상인데다 대조약을 미국 표준요법을 반영하지 않는 등 6개의 문제를 거론했다”고 했다. 즉, 신틸리맙은 이미 개발 속도가 뒤쳐졌던데다, 적응증과 임상 설계 역시 문제였다는 게 문 대표의 해석이다.


반면, 중국 준시바이오사이언스의 면역항암제(PD-1 항체) '토리팔리맙'은 2023년 말 자국 내 임상만으로 FDA로부터 비인두암 1차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문 대표는 “신틸리맙도 똑같은 비전을 가진 면역항암제인데, 토리팔리맙은 미국에서 하기 힘든 비임두 환자를 대상으로 자국내 임상을 진행했고, 미국에서 비인두암 표준 요법이 화학 요법이었던 만큼 허가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후보물질 선정부터 임상개발까지…"기술수출 추진 기업들에 주요 파트너될 것"


메디라마가 CDRO 파트너로서 바이오텍에 제시하는 것은 임상 개발 본부로서의 역할이다. 대부분의 CRO(임상수탁기관)가 일반적인 임상 관리를 한다면 메디라마는 메디컬 디렉터로서 항암 후보물질의 질환 선정부터 임상 전략·개발 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바이오텍과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현재 메디라마는 협력사에 후보물질을 어떻게 개발할 지, 어느 국가를 타깃할 지, 어떤 속도로 개발이 필요한 지 등의 인사이트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임상 혹은 임상단계에서 라이선싱 아웃(기술수출)을 추진하려는 한국의 바이오텍들에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 대표는 “바이오텍과 후보물질 개발과 설계, 전략을 공유하면 후보물질의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된다”며 “기술을 도입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이 원하는 데이터를 적절하게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라마는 올 여름 일본 바이오텍과의 협력 체재를 구축하기 위한 밑작업에 현재 들어간 상태다. 이를 시작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항암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일본 바이오텍 리스트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파트너십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임상 개발을 위한 컨설팅, 기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체 그림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메디라마는 단순한 설계도가 아닌 바닥재를 고르는 방법부터 몇 층의 집을 짓는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CDRO”라고 말했다.


<출처> 더바이오, https://www.thebi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