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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앤컴퍼니 김민규 대표 "전류로 뇌자극해 뇌기능 개선"
게시일
2021.09.06
조회1446
디지털헬스케어 기기 업체 왓슨앤컴퍼니가 미량의 전류로 뇌에 자극을 줘 좌뇌와 우뇌 전류의 밸런스를 맞추는 방식으로 전두엽 기능을 개선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포커스'란 이름의 이 의료기기에 대해 내년 상반기 의료기기 허가 승인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김민규 왓슨앤컴퍼니 대표는 최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포커스로 국내외 불면증, 우울증 시장을 겨냥할 것"이라며 "의료기기 승인을 받으면 기기(하드웨어)를 애플리케이션과 결합, 꾸준히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멘탈 케어 구독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보스턴사이언티픽, 존슨앤존슨 메디컬, 올림푸스 메디컬 등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에서 영업·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2017년 국내 최초로 우울증 치료 전자약 허가를 받은 와이브레인에서 세일즈마케팅 이사로 근무하며 멘탈 헬스케어 디바이스의 가능성을 확인해 왓슨앤컴퍼니를 설립했다.
포커스는 미량의 전류로 뇌에 자극을 주는 기기다. 기본 원리는 '뉴로모듈레이션'이다. 이는 신경계 기능을 향상시키거나 만성적인 통증을 줄이기 위해 쓰는 전기·화학적 요법을 의미한다. 전기적 요법이 통증 치료에 활용된 것은 수천년 전부터다. 이 방법은 향정신성 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왓슨앤컴퍼니의 포커스/사진=왓슨앤컴퍼니 |
포커스는 두 개의 패치를 이마에 붙여 착용해 사용한다. 병원에서 환자의 뇌를 활성화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의료기기는 2mA 강도의 전류를 흘려보내는데, 포커스의 전류량은 절반 수준인 0.5~1mA다. 미량의 전류로 뇌에 자극을 줘 좌뇌와 우뇌 전류의 밸런스를 맞춰 전두엽 기능을 개선하는 기전으로 작동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류를 흘려 뇌에 자극을 주는 방식이 활용된 지 오래돼 이에 대한 특허는 범위가 좁다. 후발 업체들이 뛰어들기에도 특허 침해 등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얘기다. 뇌에 자극을 주는 부위나 전기 자극 패턴이 다르면 고유기술로 인정된다. 미국, 유럽 등에 이미 허가받은 기기가 여러 종류 있음에도 여러 업체들이 같은 원리를 기반으로 한 기기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특히 포커스가 소비자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는 것을 눈여겨볼 만 하다. 앞서 멘탈케어 디바이스에 출사표를 낸 와이브레인은 의료기기 허가를 먼저 받았지만, 포커스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안전한 전자기기라는 'KC(국가통합) 인증'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승인을 받으면 주 타겟은 병원과 의료진이 된다. 왓슨앤컴퍼니는 병원을 찾기 전 잠재적 환자인 실제 소비자와 접점을 찾기 위해 KC 인증을 먼저 받기로 선택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임상시험을 거쳐 의료기기로서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이 목표다. 포커스는 아직 의료기기 허가를 받지 않아 '전자약'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디지털 헬스케어로 불리는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는 형태가 각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는 차이가 있다. 두 제품군 모두 의료기기 승인이 전제라는 점에서 포커스는 아직 전자약으로 볼 수는 없다.
김 대표는 "병원을 찾기 전 잠재적 환자가 더 많다고 생각해 소비자 시장을 먼저 공략했다"며 "내년 6월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허가 승인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회사는 포커스의 임상시험에 앞서 탐색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탐색 임상시험은 임상시험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선택적으로 실시하는 단계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과 함께 지난 4월부터 2개월 진행한 탐색 임상 결과 대상자 4명은 포커스 자극을 받은 후 양측 전전두엽과 측두엽에서 국소뇌혈류가 증가되는 것이 확인됐다. 신경심리검사에서는 작업기억(working memory) 부분 변수인 숫자 거꾸로 따라하기(Backward digit span)와 K-BNT(한국판보스턴이름대기 검사), 주의력(Stroop test) 검사 결과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프로골프 트레이닝 전문업체 팀글로리어스와 프로 골프 선수들의 타수와 퍼팅수 등 경기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골프 외에 프로농구 선수들에 대해서도 집중력 향상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왓슨앤컴퍼니는 추후에는 멘탈 헬스케어 기기를 넘어 '멘탈 케어 구독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면시간, 심박수, 걸음 수를 측정하지만 건강관리 활용 방법 제안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를 넘겠다는 것이다. 간편하게 사용자의 정신 건강 관련 데이터를 모으면서 멘탈 케어 솔루션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하드웨어를 넘어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멘탈 케어 구독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고 싶다"며 "사용자들이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추가적으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정신 건강 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멘탈 케어 방안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했다.